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시사. 정보

항공장애표시구, 고압전선 송전탑 전깃줄에 매달린 빨간 공의 정체

by 코페인 2025. 6. 29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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항공장애표시구, 고압전선 송전탑 전깃줄에 매달린 빨간 공의 정체

왜 송전선에 ‘빨간 공’이 달려 있을까?

여행길에 차창 밖을 보다 보면 초고압 송전선 사이에 매달린 커다란 주황색·빨간색 공이 눈에 들어옵니다. 아이들은 물론 어른도 호기심을 갖게 되는 이 물체의 이름은 항공장애표시구입니다.

겉모습은 단순한 ‘공’처럼 보이지만, 항공 안전과 직결된 법적·기술적 기준을 충족하는 전문 장비입니다. 이번 글에서는 항공장애표시구의 개념과 설치 기준, 역할, 그리고 자주 묻는 궁금증까지 체계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.

항공장애표시구란 무엇인가?

  • 항공기 조종사가 비행 중 원거리에서도 전선 위치를 식별하도록 돕는 주간 장애 표지
  • 항공법 제83조(항공장애 등 설치 의무)와 항공법 시행규칙 제247조(주간 장애 표지 설치 대상 및 기준)에 근거해 설치
  • 흔히 ‘마커볼(marker ball)’이라고도 불리며, 주간 가시성을 확보하기 위해 고휘도 주황·빨강·백색 계열을 사용

설치 대상과 법적 근거

법령 요약

  1. 항공법 제83조
    • 항공기의 안전 운항을 위협할 수 있는 구조물·전선·로프 등에 항공장애표시 또는 등화 설치 의무 부여
  2. 항공법 시행규칙 제247조
    • 전선·인양선·강선·케이블 등은 항공장애표시구로 주간 표지
    • 고도 60m 이상 또는 공항·비행장 인근 제한표면 관통 구조물도 표시 대상

크기와 간격: 숫자로 이해하는 규격

지름(Ø) 설치 간격 비고
0.6m ≤ Ø ≤ 0.8m 30m 이하 국내 송전선의 가장 일반적 규격
Ø ≥ 1.3m 45m 이하 해협 횡단선·광폭 강변 교차선 등 가시성 확보가 특히 필요한 구간
  • 지름 60cm는 성인 허리 둘레 정도, 지름 130cm는 성인 키를 넘는 대형 구형
  • 무게는 약 5kg 내외이지만, FRP(섬유강화플라스틱) 소재로 제작돼 강풍에도 견딤

색상과 소재: 왜 주황·빨강일까?

  • 국제민간항공기구(ICAO) 권고안에 따라 고대비 색상 사용
  • 주황색은 맑은 날, 빨간색은 흐린 날·황사 상황에서도 높은 시안성 제공
  • 내부는 비어 있지만 자외선·습기에 강한 UV 차단 코팅 처리

항공장애표시구 설치 위치: ‘어디’에 다는 것이 효과적인가?

핵심 원칙

  • 전선이 하늘·지면과 겹쳐 시인성이 나쁜 곳에 우선 설치
  • 강·호수·계곡·협곡 등 헬리콥터 저공비행 빈도가 높은 코스를 집중 관리
  • 공항·헬리포트 반경 내 접근표면을 침범하는 모든 구간

항공 안전에서의 역할

  • 충돌 예방: 주간 시야 확보, 야간에는 별도 항공장애등이 병행 설치
  • 관제 지원: 관제사가 시각식별 지점으로 활용해 저고도 항로 가이드
  • 드론 비행 안전: 취미용·상업용 드론 조종자에게도 전선 경로 표시 효과

유지관리와 점검

점검 주기

  • 연 1회 이상 외관·고정구·도색 상태 점검
  • 태풍·폭설 이후 특별 안전 진단 실시

주요 점검 항목

  • 균열·탈색·변형 여부
  • 스테인리스 와이어·클램프 체결 상태
  • 인접 전선 간 공간 안전거리 확보

해외 사례와 비교

  • 미국: FAA Advisory Circular 70/7460-1 규정, 최소 지름 91cm·간격 60m 이하 권고
  • EU: EASA CS-ADR-DSN, 색상별 시계비행 기준에 따라 설치 밀도 차등
  • 일본: MLIT 항공국 고시, 산악·섬 지역 복합선로에 추가 반사패널 의무

자주 묻는 Q&A

Q1. 왜 밤에 불이 들어오지 않나요?

  • 항공장애표시구는 주간 시인성 확보가 목적. 야간에는 별도 항공장애등(점멸 LED)이 설치됩니다.

Q2. 바람에 흔들리면 고압선이 끊어지지 않을까요?

  • 마커볼은 전선을 관통 설치하는 구조가 아니라 클램프 방식이라 전선 진동에 유연하게 대응합니다.

Q3. 헬리콥터만 해당되나요?

  • 초경량항공기·산림관측기·농약 살포 드론 등 저고도 운항 모든 항공체가 대상입니다.

결론: 작은 ‘공’이 지키는 큰 안전

송전선에 매달린 빨간 공 하나가 항공 안전을 담보합니다. 항공장애표시구는 법령과 국제 기준이 정한 필수 안전 장치로, 전 세계 하늘길을 더 안전하게 만드는 든든한 파수꾼입니다. 다음에 드라이브 중 빨간 공을 보신다면, 그 뒤에 숨은 과학과 노력을 떠올려 보시기 바랍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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